[칼럼]철피아 비리의 악취

가-가+sns공유 더보기

나경택
기사입력 2014.08.15 12:56

[한국언론사협회=나경택 칼럼]철피아(철도+마피아) 비리 수사 과정에서 현역 국회의원의 실명이 처음 등장했다. 철도부품 납품업체에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룡 새누리당 의원이다. 검찰은 조 의원의 운전기사와 지인을 체포한 데 이어 조 의원을 소환조사할 예정한다. 김광재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의 자살로 주춤하던 철피아 수사가 다시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검찰은 이번에야 말로 구조적 비리를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수사에 임하기 바란다. 조 의원은 2008년 8월부터 3년간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을 지냈으며 2012년 4월 총선에서 당선됐다. 검찰은 조 의원이 공단 이사장 재직기간 중에는 물론 의원이 된 뒤에도 부품업체 삼표이앤씨로부터 금품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의원은 국회에 들어간 이후 철도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철도시설공단과 관련 납품업체 사이에서 영향력을 유지해왔다고 한다. 검찰 수사의 초점은 삼표이앤씨의 ‘사전 제작형 콘크리트 궤도(PST)’공법 상용화 과정에 맞춰져 있다. 이 회사는 2011년 중앙선 궤도 일부 구간을 PST로 시공했는데, 지난해 6월 코레일의 현장 점검에서 균열이 발견돼 안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철도시설공단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부적합’ 판정 대신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삼표이앤씨는 이후 호남고속철도 구간에서도 PST 공사를 마쳤다고 한다. 납득하기 힘든 의사결정 과정에 뒷돈이 오갔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철도는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만큼 아주 사소한 결함도 끔찍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작은 부품 한 개조차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공직자가 제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했다면 마땅히 엄벌해야 할 것이다. 철피아가 첫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은 2011년 2월 KTX 광명역 탈선사고가 ‘레일체결장치' 결함으로 밝혀지고, 이 밖에도 철도와 지하철에서 대규모 인명피해의 전조가 여려 차례 나타나서였다. 이 수사에서 나타난 광경은 점입가경이었다.


레일체결장치를 수입 납품하는 AVT사를 뒤지자 시험성적서를 조작했는가 하면 공단의 담당자들은 이 회사에서 내놓고 뒷돈을 챙긴 게 발각됐다. 그런가 하면 호남고속철도 노반공사 수주 과정에서 대형 건설사들의 담합이 적발돼 국내 담합 과징금 사상 두 번째로 큰 과징금 처분을 받기도 했다. 철피아 비리는 단지 대부의 뒷거래 수준에서 그치지 않았다. 캐들어가면 갈수록 고구마 줄기처럼 연이어 새로운 유착과 비리가 줄줄이 딸려 올라온다. 철피아 비리에 정치권이 개입했다는 정황은 수사 도중 자살한 김광재 전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의 유서를 통해 드러났다. “정치로의 달콤한 악마의 유혹에 끌려 잘못된 길로 갔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이후 권영모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이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조 의원은 2012년 총선에서 회계책임자가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당선무효형이 거의 확정적이다. 검찰은 명줄이 다해가는 여당 의원 한 명만 생색내기로 처벌하는 수사를 해서는 안 된다. 삼표이앤씨가 다른 의원들에게도 금품 로비를 벌였는지, 금품로비를 한 업체가 삼표이앤씨 뿐이었는지도 밝혀내야 한다. 조 의원은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에서 퇴임한 뒤 8개월 만에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다. 세월호 사고 이후 관피아 척결은 안전 사회로 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과제가 되었다.
 
철피아 수사는 이제 막 그중 하나를 시작한 것에 불과하다. 한데 캐들어가 보니 해당 기관 인사들의 비리 관행만이 아니라 관피아의 끝에 정치권이 도사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흉한 광경이 다른 관피아에선 얼마나 나올지 걱정이다. 수사 당국은 중단 없는 수사와 척결의지로 정·관·경이 유착돼 저지르는 부정부패를 뿌리 뽑기 바란다. 검찰의 수사·기소권 행사는 공명정대해야 한다.
▲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신민정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