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대한민국 법치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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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기사입력 2014.08.15 12:53

[한국언론사협회=나경택 칼럼]천주교, 불교, 개신교, 원불교의 4대 종단 최고위 성작자들이 내란음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자 보수단체·언론 등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심지어 일부 단체는 ‘종교 지배자’, ‘종교를 빙자한 좌익세력’이라고까지 표현하면서 종교 수장들을 ‘규탄’하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당 차원에서 입장을 넓힐 단계는 아니다” 하면서도 “내란음모 혐의라는 엄중한 사건이므로 유무죄의 판단과 관용의 문제는 별개 사안”이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최근 법원에 낸 종교계 탄원서에는 천주교 염수경 추기경,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한국기독교교회연합의회 총무 김영수 목사,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등 4대 종단 수장들이 모두 참여했다.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조계종 도법 스님, 성공회 김근상 주교 등도 포함됐다. 주로 “내란음모 사건 피고인들에게도 우리 사회의 화해와 통합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한다”는 내용이 담긴 탄원서에 대한 비판론은 대체로 이렇다.
 
이석기 사건은 과거 시국사건과는 성격이 다르다. 반성·사과는 커녕 잘못한 것이 없다는 범죄자에게 무슨 선처를 하자는 것이냐, 재판 중인 사안을 놓고 사법부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등의 지적이다. 이번 탄원서가 진보 성향의 종교 단체가 아닌 각 종단을 대표하는 최고위 성직자들이 사회 이슈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낸 것이어서 매우 이례적이긴 하다. 종교인들이 피고인이나 범죄인을 선처해 달라고 얼마든지 탄원할 수는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 간 용서와 화해를 통해 사회통합을 이끌어내는 것은 종교의 역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석기 집단은 서울 한복판에서 무장 폭동을 일으키려 한 혐의가 인정돼 올 2월 1심에서 징역 12년형을 선고 받았다. 더구나 그는 “북은 모든 게 애국적”이라고 말하고 한국을 북한 체제로 통일시키려는 대남 혁명론을 추종한 종북주의자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종교 지도자들은 종교의 자유가 말살된 북한 체제를 옹호한 세력에 대해 선처를 탄원한 것이다.


종교 지도자들의 말처럼 범죄자라도 마음속으로 깊이 반성하며 용서를 구한다면 법의 심판이 끝난 후 사회 통합에 한 몫을 하도록 기회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종교의 정신이기 이전에 사회 구성원들 간의 계약인 법의 정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의원 등은 이번 사건 수사·재판 과정에서 자신들의 혐의를 시종일관 ‘조작’이라고만 주장하고 있다. 반성하거나 회개하는 말은 들을 수도 없고, 고해성사로 국민 앞에 속죄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않았다. 앞으로 헌법 질서를 지키겠다고 약속하지도 않을뿐더러 ‘사회 통합에 기여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한 적도 없다. 이 의원은 과거 인혁당 간첩단 사건에 연류돼 실형이 확정됐다가 노무현 정부 시절 사면을 받았다. 그는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이미 한 차례 용서를 받고서도 당시 범죄에 대해 사과하기는 커녕 또다시 대한민국을 뒤덮으려는 음모를 꾸민 혐의를 받고 있다.


항소심 결심공판을 앞두고 종교인들이 자칫 사법부에 심리적 압박이 될 수 있는 행위에 나선 것은 종교와 정치의 분리정신에 어긋나는 일로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국민통합이 아니라 이념적 대립과 정쟁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교계 내에서도 종교지도자들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지난해 9월 구속된 뒤에도 자신의 죄목과 직간접으로 관련된 법안을 비롯해 92건의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월 평균 1000만원의 세비를 꼬박꼬박 챙기고, 보좌관과 의원 사무실도 유지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파괴하려 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 사람이 입법 과정에 버젓이 관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일반 공무원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되거나 중징계 의결 요구를 받으면 곧바로  직위 해제된다.
 
▲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 신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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