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지역부패 악취 청탁 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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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경 택
기사입력 2014.07.20 12:43

[칼럼]지난해 10월 김명수 서울시의회의장이 아파트 재건축을 둘러싸고 철거업체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2008년에는 김귀환 의원이 시의회 의장으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시의원 28명에게 340만원을 뿌린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
 
김명수는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김귀환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소속이었다. 수도 서울의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확정하는 서울시의회의 일그러진 한 단면이었다. 올해 3월 발생한 서울 강서구 재력가 살해사건을 교사한 혐의로 김형식 서울시의원이 경찰에 구속됐다. 김형식은 송모 씨로부터 5억여원을 빌린 뒤 빚 독촉을 받자 자신에게 채무가 있던 친구를 사주해 살인 범죄를 저지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복마전 비판을 듣던 서울시의회였지만 이번 사건은 ‘충격의 급’이 달라 파문이 크다.
 
6·4 지방선거에서 새정치연합 공천으로 서울시의원 재선에 성공했다가 최근 체포 직후 탈당한 김형식은 모 대학 총학생회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 정치인이다. 그는 서울 강서갑이 지역구인 4선의 신기남 새정치연합 국회의원(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보좌관을 약 10년간 지냈다. 최연소 열린우리당 상근 부대변인도 거쳤다. 서울시의회에서 반바지를 입고 질의를 한 적도 있다. 그는 체포된 뒤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각종 증거를 토대로 살인교사혐의 입증을 자신했고 법원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형식은 서울시의회에서 줄곧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일했다. 그가 피살자 송 씨에게 빌린 돈이 실제로는 토지 종도변경 청탁용일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김형식이 송 씨에게 받은 5억원 넘는 거액을 어디에 썼는지도 의문이다. 그에게 공천을 줘 서울시의원으로 두 차례나 당선시킨 새정치연합은 “당과는 무관한 개인적 차원의 문제일 뿐”이라며 발뺌을 했다. 유력 정당의 공천을 받은 현직 서울시의원이 조폭 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살인청부 사건으로 구속됐는데도 당이 공식 사과도 없이 슬그머니 넘어간다면 ‘새정치’라는 말을 꺼낼 자격이 없다. 검찰이 김형식 청부 살해 사건의 피해자 송모씨 집에서 현직 검사를 비롯, 시·구의회 의원, 경찰서, 구청 세무서, 소방서 공무원 수십명의 이름이 기록된 금전출납부를 발견했다.
 
현직 검사의 경우 이름과 200만원의 금액이 적혀 있다고 한다. 이 검사는 “2005년 지인 소개로 송씨를 알게 돼 한두 번 만나 식사했고 그 후 몇 차례 통화한 적은 있지만 금전 거래 사실은 없다.”고 했다. 이 검사는 2003~2005년 송씨의 사업 지역인 서울 강서구를 관할하는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했다. 부동산 임대업으로 3000억원대 재력을 쌓은 송씨는 지역 유지로 통했다.
송씨의 서류에 이름이 올라 있는 공무원들 대부분은 송씨의 사업과 관련해 인허가권을 갖고 있거나 감독권, 단속권, 수사권을 갖고 있는 관청의 사람들이다. 이들은 용도 변경, 건물 명도, 세금 납부 같은 일에 편의를 봐주거나 송씨와 임차인 간에 싸움이 벌어지면 후원자 행세를 할 만한 위치에 있다. 송씨가 자신과 아무 관련 없는 사람들의 이름을 굳이 금전출납부에 적어 놓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송씨가 이들을 접대했거나 평소 끈끈한 거래관계를 맺고 있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정·관계 로비 리스트가 불거진 것은 이번뿐이 아니다. 지난 4월 모 재벌 그룹 회장이 작성한 정·관계 접대 리스트를 확보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2011년 건설현장 식당인 ‘함바집’ 운영권 비리 사건 때는 전·현직 경찰 고위 간부와 공무원, 청와대 인사, 국회의원, 공기업 사장, 시·도지사 등 수십명의 명단이 나돌았다.
인천에선 인천시 간부 27명의 이름과 그 옆에 ‘300’,‘200’ 같은 숫자가 적힌 업체의 문건이 나왔다. 검경은 지방자치의 토양을 황폐화시키는 토착비리 적폐 청산을 위해 전면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 
 
▲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 신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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