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원칙 흔들리는 인사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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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기사입력 2014.07.07 10:09

[한국언론사협회=칼럼]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 14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 칼럼=나경택     ©한국언론사협회
문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제가 총리 후보로 지명 받은 후 이 나라는 더욱 극심한 대립과 분열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며 “이런 상황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인사청문회까지 가지 못해서 안타깝다.”며 “앞으로는 잘못 알려진 사안들에 대해 청문회에서 소명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총리 후보자의 사퇴는 14년 전 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6번째이자 박근혜 정권 들어서만 1년 4개월 동안 벌써 세 번째다.
 
세 명 모두 청문회까지 가보지도 못했고, 그중 문 후보자를 포함한 2명은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서조차 보내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여 만인 지난 5월 20일 대국민 담화에서 “이번 사고는 오랫동안 쌓여온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끼리끼리 문화와 민관유착이라는 비정상의 관행이 얼마나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며 “관피아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가 개조’와 적폐 청산을 강조하며 정부 조직법 개정안까지 국회에 냈다.


문 후보는 첫 언론인 출신 총리 후보자로 주목받았으나 언론시절의 칼럼과 교회 장로로서의 강연 때문에 논란을 빚어 결국 낙마했다. 대표적인 것이 일제의 조선 식민 지배와 위안부 관련 발언이다. 문 후보자는 자신의 역사의식과 ‘책임 총리론’에 대해 국민 앞에 좀 더 성실하고 소상하게 설명해야 했지만 충분치 못했다. 우왕좌왕하는 대응 태도에 총리 자질에 대한 의문이 커지기도 했다. 고위 공직 후보자가 그 자리에 걸맞은 인성과 자질 업무능력을 갖췄는지를 검증하는 제도가 국회의 인사청문회다.
 
국회가 대통령의 인사권을 견제하는 동시에 국회 밖에서 일부 언론이 부정확한 정보에 근거해 무차별한 의혹을 제기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2000년 도입됐다. 그런 의미에서 후보의 재산이나 병역 문제가 아닌 역사의식에서 불거진 이번 ‘문창극 파문’이야말로 인사청문회에 올려놓고 본격적인 검증과 토론을 해볼 만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문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자 인사청문회에서 검증받을 기회를 차단하려고 들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임명동의안 제출은 국민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것이며 더 이상 국민과 소통하지 않겠다는 뜻이 될 수 있다.”며 지명 철회나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여당 일각에서도 동조해 절차적 민주주의를 흔들었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문 후보자의 실제 발언과는 동떨어진 파편들을 놓고 보수우파 대 진보좌파의 분열이 심화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그의 역사 발언에 대해 진의를 따지기보다 극우 친일파라고 낙인부터 찍고 진영 간의 이념 대결 양상을 보이는 등 우리 사회의 척박한 토론 문화와 중우정치의 위험성도 드러났다. 대통령의 힘과 권위는 인사에서 나왔다.


6·4 지방선거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던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가 문 후보자의 역사관 논란이 불거진 뒤 다시 40%대까지 곤두박질 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박 대통령은 왜 개각을 결심했는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공직사회 개혁을 절감했고 그 일환으로 과괌한 인적 쇄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6·4 지방선거에서도 민심은 여야와 대통령에게 준엄한 경고를 보내면서도 ‘박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힘을 실어주자.’는 데로 모아졌다. 그러나 대통령의 인사가 감동은커녕 오히려 실망과 불안감만 주는 데 대해 박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도덕성 논란과 추문, 자질 미달, 시비 등으로 후보 딱지를 떼기 전이나 임명된 뒤 중도 낙마한 고위 인사가 손가락으로 다 꼽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다. 언제까지 이런 인사 실패를 되풀이해야 하는지 답답하다.




<칼럼 나경택>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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